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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식비 절약, 명절 지나고 장바구니를 다시 짜봤다 — 물가 숫자부터 찾아보고 줄인 세 가지

NOTEGRAM 2026. 10. 4. 15:10

10월 식비 절약, 명절 지나고 장바구니를 다시 짜봤다 — 물가 숫자부터 찾아보고 줄인 세 가지

 

10월 식비 절약을 하려고 장바구니를 다시 짰다. 추석 지나고 나온 9월 카드값에서 식비 쪽이 생각보다 크게 잡혀 있었던 걸 보고서다.

 

금액을 여기 적지는 않으려 한다. 어차피 집집마다 다를 테고, 숫자보다 궁금했던 건 "뭐가 비쌌길래 이렇게 됐나" 쪽이었다.

 

내역을 쭉 훑어보니 품목이 유독 늘어난 구간이 명절 전후였다. 명절 음식 재료를 사느라 평소보다 장을 더 자주 봤고, 그 흐름이 명절 지나고도 그대로 이어진 느낌이었다.

 

평소 달이랑 비교해보려고 몇 달 전 내역도 같이 켜놓고 봤다. 품목 개수 자체가 늘어난 건 맞는데, 늘어난 품목이 다 같은 종류는 아니었다. 뭐가 늘었는지 묶어서 보니 생각보다 갈래가 여러 개였다.

 

일단 줄이기로 한 건 세 가지였다. 자주 사던 생선·수산물, 마트에 갈 때마다 하나씩 더 담던 즉흥 구매, 그리고 배달.

 

(적어놓고 보니 과일·채소는 명단에 없다. 처음엔 분명 그것부터 줄이려고 했었는데)

 

 

과일·채소부터 줄이려다 멈춘 이유

 

명절 지나고 과일값이 올랐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제일 먼저 과일·채소를 줄일 목록 맨 위에 올렸다.

 

근데 숫자를 찾아보니 얘기가 달랐다.

 

통계청 자리를 이어받은 국가데이터처가 10월 2일에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냈다. 기관 이름이 바뀐 것도 이번에 찾아보다가 처음 알았다(언제 바뀐 건지는 더 안 찾아봤다).

 

그 보도자료를 열어보니 신선식품지수가 전년동월대비 3.3% 내려가 있었다. 신선식품지수는 생선·해산물, 채소, 과실처럼 날씨나 계절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을 따로 묶어서 보는 지수라고 적혀 있었다. 그중에서도 신선채소는 0.1% 하락, 신선과실은 11.1%나 하락한 걸로 나와 있었다.

 

과일이 비쌌던 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져 있었던 거다. 명절 끝나고 느꼈던 "비싸졌다"는 감이, 적어도 과일·채소 쪽에서는 숫자랑 안 맞았다.

 

생각해보면 명절 즈음엔 선물용 과일이나 차례상용 과일처럼 평소 안 사던 것까지 사게 되니 체감이 부풀려진 걸 수도 있겠다 싶었다. 품목은 그대론데 같은 달에 더 자주, 더 많이 산 것뿐이었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그래서 이 항목은 줄인 목록에서 뺐다. 이미 떨어진 걸 더 줄일 이유는 없어서였다.

 

그럼 뭐가 올랐나 — 생선 쪽이었다

 

과일·채소가 아니면 어디서 체감이 생긴 건지, 같은 자료를 조금 더 들여다봤다.

 

신선어개, 그러니까 생선·조개류 쪽은 전년동월대비 5.0% 올라 있었다. 방향이 과일·채소랑 정반대였다.

 

장바구니에 가까운 숫자로는 생활물가지수가 2.5% 상승, 그 안에서 식품만 따로 보면 1.6% 상승이었다. 농축수산물 전체는 전년동월대비 "하락"이라는 문장까지만 보였고, 정확한 퍼센트와 외식(음식서비스) 항목 숫자는 본문 화면에서 찾지 못했다. 원래 숫자는 첨부된 표 파일에 더 있을 텐데, 그 파일까지는 열어보지 않아서 이 둘은 확인 못 했다로 남겨둔다.

 

다만 품목별로 보면 과일·채소는 내려가고 생선 쪽만 눈에 띄게 올라 있었다는 흐름 자체는 분명했다.

 

생선을 자주 사던 쪽이었던 나는, 숫자를 보고서야 왜 체감이 그렇게 났는지 알게 됐다. (의외라고 해야 하나, 민망하다고 해야 하나)

 

돌이켜보니 명절 전후로 탕거리나 조림용으로 생선을 평소보다 많이 담았던 기억이 난다. 내린 품목 대신 오른 품목을 더 자주 산 셈이니, 체감이 과장된 게 아니라 정확했던 거다.

 

여기서 하나 더 걸렸던 게, 생선은 상하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넉넉히 사두는 버릇이 있었다는 거다. 가격이 오른 품목을 하필 더 넉넉하게 사던 습관이었던 셈이니, 줄일 자리로는 딱 맞았다.

 

 

그래서 바꾼 세 가지

 

생선·수산물은 완전히 끊진 않고 사는 횟수만 줄이기로 했다. 대신 두부나 콩류로 며칠은 채웠다.

 

마트 갈 때마다 담던 즉흥 구매는, 장보기 전에 뭘 살지 먼저 적어가는 쪽으로 바꿨다. 적어간 것만 사니 계산대 앞에서 더 담는 일이 줄었다. 별것 아닌 변화인데 효과는 생각보다 바로 느껴졌다.

 

일주일쯤 해보니 장보는 시간도 같이 줄었다. 뭘 살지 정하고 가니 매장 안을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짧아져서다. 식비를 줄이려고 시작한 건데 시간까지 줄었으니, 이건 기대 안 했던 덤이었다.

 

배달은 이번 달 카드값에서 구독료만 골라내봤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찾아봤다에서 구독료를 세어보던 때랑 비슷한 방식으로 다뤘다. 그때는 구독이었고 이번엔 식비인데, 결국 "쓰는 줄도 모르고 쌓이는 돈"을 세어보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같았다.

 

명절 병원 진료비, 왜 30%가 더 붙나 — 연휴에 문 연 곳 찾기 전에 확인한 가산 기준을 찾아볼 때도 명절 지나고였는데, 이번에도 명절 지나고다. 다만 그때는 진료비였고 이번엔 식비라는 것만 다르다.

 

 

셋 다 거창한 결심은 아니었다. 그냥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나씩 옮긴 것들이다.

 

지난번 구독료 글도, 그전 진료비 글도 결국 비슷한 과정이었던 것 같다. 뭔가 커 보이면 일단 세어보고, 세어본 다음에 뭐가 진짜 큰 건지 다시 보는 식. 이번엔 그 대상이 장바구니였을 뿐이다.

 

다음 장 보러 갈 때는, 생선 코너 가격이 신선어개 상승률 5%만큼 실제로 비싸게 느껴지는지부터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