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현금영수증, 카드값 정리하다 문득 궁금해진 것 — 기준은 10만원이었다
피부과 현금영수증이 어떻게 되는지 찾아봤다. 결제를 현금으로 하면 손님이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발급해야 하는 기준이 건당 10만원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지난주에 피부과 의료비 공제를 찾아보면서 카드 내역을 쭉 훑었다. 그때는 카드로 낸 것만 봤는데, 훑다 보니 "이걸 현금으로 냈으면 어떻게 됐을까"가 자꾸 걸렸다.
영수증이야 당연히 주겠지 싶었는데, 찾아보니 그 "당연히"에도 단계가 나뉘어 있었다.

원래는 요청해야 받는 게 맞다
소득세법 제162조의3을 먼저 봤다. 제3항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현금영수증가맹점으로 가입한 사업자는 사업과 관련하여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그 상대방이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후 현금영수증의 발급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그 발급을 거부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발급해서는 아니 된다."
요청하면 거부할 수 없다는 조항이었다. 발급대상금액도 시행령 제210조의3제6항에서 "건당 1원 이상의 거래금액"으로 정해놔서, 금액이 작다고 거부할 근거는 없었다.
여기까지는 "요청이 먼저"라는 기본 구조였다.
근데 의무발행업종은 요청 없이도 줘야 한다
바로 다음 항인 제4항은 결이 달랐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을 영위하는 사업자는 건당 거래금액(부가가치세액을 포함한다)이 10만원 이상인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고 그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경우에는 제3항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청하지 아니하더라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여야 한다."
요청이 아니라 의무였다. 금액 기준은 10만원(부가세 포함)이었고, 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종"은 시행령 제210조의3제12항이 가리키는 별표 3의3에 적혀 있다고 했다.
(별표라는 게 또 따로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조문은 바로 읽히는데 별표는 따로 열어야 해서 한 번 더 들어갔다. 별표 3의3 제목이 "현금영수증 의무발행업종"이었고, 보건업 칸 아래 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 다음에 이 줄이 있었다.
"일반의원(일반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피부과, 비뇨의학과,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방사선과 및 성형외과)"
피부과가 이름 그대로 올라 있었다. 그러니까 피부과 의원에서 현금으로 10만원 이상을 냈다면, 내가 말을 안 꺼내도 현금영수증이 발급돼야 하는 쪽이었다.
안 주면 어떻게 되나 — 가산세 20%, 포상금도 있다
소득세법 제81조의9를 봤다.
의무발행 대상인데 발급하지 않은 경우, 미발급금액의 100분의 20을 가산세로 매긴다고 되어 있었다. 다만 거래대금을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사업자가 자진 신고하거나 현금영수증을 자진 발급하면 100분의 10으로 줄어든다는 단서가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괄호가 하나 더 있었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대상인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문구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가 빠지는지는 시행령을 더 뒤져봐야 하는 부분이라, 이번엔 거기까지는 보지 못했다.
받는 쪽 절차도 같이 봤다. 시행령 제210조의3제8항을 보니, 발급을 못 받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받은 소비자는 거래일로부터 5년 이내에 국세청장·지방국세청장·세무서장에게 신고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신고하면 포상금도 나왔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미발급 금액이 5만원 이하면 1만원, 5만원 초과 125만원 이하면 그 금액의 20%, 125만원을 넘으면 25만원이었다. 다만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연간 100만원으로 묶여 있었다.
5년이라는 기한이 제일 의외였다. 당장 확인이 안 돼도 영수증만 챙겨두면 나중에 다시 따져볼 여지가 생기는 셈이었다.

정리해보니 세 갈래였다. 요청하면 거부 못 하는 기본값, 의무발행업종이면 요청 없이도 줘야 하는 10만원 기준, 안 지켰을 때 신고와 가산세로 이어지는 뒤처리까지.
그럼 10만원 밑이면 그냥 포기해야 하나
10만원 밑이거나 의무발행업종이 아니라도, 제3항은 그대로 살아 있다. 요청하면 거부하지 못한다는 조항이다.
그러니 금액과 업종을 따로 따지지 않아도, "현금영수증 해주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제일 확실한 수단이었다.
인적사항을 모르는 상태로도 발급은 가능했다. 시행령 제210조의3제13항을 보니, 대금을 현금으로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무기명으로 발급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레이저·리프팅처럼 피부과 비급여 항목에 붙는 이름은 병원마다 다르다. 울쎄라·써마지·엠지핏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것들도 결국 같은 비급여 영수증 칸에 들어가는 항목일 뿐이고, 현금영수증 발급 여부는 그 이름과는 무관하게 결제 방식과 금액으로만 갈린다는 게 이번에 정리된 결론이었다.
지난주 글이랑 어디가 다른가
지난주 피부과 의료비 공제 되나 — 연말정산 앞두고 카드 내역 뜯어보다 걸린 조항 하나에서는 미용 목적 진료비가 의료비 세액공제에서 빠진다는 조항을 봤다. 이번엔 다른 조문도 하나 같이 봤는데, 조세특례제한법 제126조의2제4항이었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에서 빼는 항목을 나열한 조항인데, 사업비용·비정상 사용·자동차 구입 같은 항목만 적혀 있었다. 미용·성형 목적이라서 뺀다는 문구는 거기엔 없었다.
그러니까 같은 피부과 결제 하나를 놓고도, 의료비 세액공제 쪽에서는 미용 목적이 빠지지만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 쪽에서는 미용이든 치료든 구분 없이 베이스에 들어가는 걸로 보였다. 두 공제가 서로 다른 조문, 다른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진료비 영수증 보는 법 — 칸이 왜 이렇게 나뉘어 있는지 한 줄씩 확인했다를 찾아봤을 때도 급여·비급여가 서로 다른 칸이라는 걸 봤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모양이었다. 공제냐 발급의무냐는 애초에 서로 다른 조문이 각자 기준을 정해두고 있었다.

그래서 챙기게 된 것
다음에 현금으로 결제할 일이 있으면, 일단 "현금영수증 해주세요"라는 말을 하기로 했다. 피부과는 의무발행업종이라 10만원이 넘으면 원래 줘야 하는 거고, 그 밑이어도 요청하면 거부를 못 한다. 어느 쪽이든 말 한마디로 끝나는 일이었다.
영수증을 받으면 거래일자와 금액만이라도 사진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5년이라는 신고 기한을 알고 나니, 당장 못 따져도 나중에 다시 볼 여지가 생긴다는 게 든든했다.
제81조의9 괄호에 있던 건강보험 급여 대상 예외는 아직 시행령까지 따라가 보지 못했다. 비급여만 결제하는 경우엔 해당이 없어 보이지만, 급여 진료가 섞인 영수증이라면 그 예외가 어디까지인지 다음에 한 번 더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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